백신과 반지성주의
몇 달 전, 미국 뉴스 단신으로 보았던 장면입니다.
자석이나 동전을 얼굴에 붙이려고 시도하다가, 결국 열쇠가 운 좋게 붙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냥 음모론자라고 하기엔, 간호사라는 직업이 굉장히 신경 쓰이는군요.
예전에 기인 열전같은데 저렇게 뭐 붙이는 사람 본 것 같습니다. 대부분 뭐 근육질이 아니고 물렁살에 번들거리는 피부에다가 접촉면적을 가능한 크게, 배를 내밀어 경사지게 해서 붙이더군요. 따라 해 보자마자 성공해서 비만 확정이라 좌절한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기인이라서 다리미까진 붙이던데 고작 열쇠라니 실망스럽습니다.
매카시즘, 래디컬 페미니즘등 미국에서 예전에 겪었던 광풍의 유행 중에 안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반백신,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같은 건데요. 이게 뭐라고 이것마저 수입해버리고 말았네요. 안타깝습니다. 근데 모르는 거였으면 그냥 가만있겠는데, 자석이라 굽 쇼???
주워들은 게 있는 분야라서, 인간을 자석으로 만들어봅시다.
전자기학 보면서 많이 보셨을 텐데 히스테리시스 곡선입니다.
다행히 저는 실무에서 이를 접할 수 있어서 사진을 첨부하였습니다. 전기기사를 예를 들어 말씀드리자면, 타여자 직류 전동기 중에 영구자석 전동기가 되겠네요. 계자에 보낼 전력마저 아까워서 영구자석으로 때웠습니다. 하하하!
(사족으로 히스테리시스 곡선은 여러모로 많이 보이더군요. 극성을 달리하는 데에 손실을 발생하는 면적을 보여주는 곡선...인덕션 히터가 예시가 되겠습니다.)
높은 토크나 고효율을 원할수록 자성이 강한 자석이 필요하고 그러자니 가격 대비 강한 자석인 네오듐을 중국에서 소결 하여 수입하여 옵니다. 이때 자성을 미리 띠게 되면 조립하는 것도 큰일이겠죠? 자석 갖고 노는 유튭 보시면 잘못하면 붙을 때 불꽃을 내며 박살 납니다. 착자 한다고 돈 더 줄 것도 아니고 파손되고 물어줄 판이니 비 착자 된 채로 국내로 들여옵니다.
옆에서 훔쳐보던 자석 비교표는 저렇게 생겼습니다. 전문가 아니었냐고요? 아, 전자기 설계는 석박사급들이 하시더라고요. 얼씬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좀 익숙해 보이는 게 있으시죠?
Br이라든가, H라든가...BHmax는 히스테리시스 면적인 것도 같네요. 주로 사용했던 건 38SH였던 거 같습니다. 이제 보니 앞에 숫자는 BHmax였나 보네요. H나 SH는 온도 등급이고요.
뭐 이 정도까지 필요하냐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사람을 자석으로 만들려면 부족합니다. 부족해요. 혈액이나 순환계에 약한 페라이트 따위를 넣고 돌린다면 리터 단위로 넣어야 하는데 그럴 순 없잖아요. 주사할 때 보니깐 겨우 CC단위던데.
중국에서도 희토류로 뻐기는 게 사실은 채굴과 정제 과정에서 온갖 독극물과 유해물질을 무시할 수 있는 사회 정치환경 때문인데, 그런 건 그냥 넘어갑시다. 준비된 주사기로부터 착자를 합시다. 별거 아닙니다. 전자기학에서 di/dt=총자속 보셨을 겁니다.
한전에서 고전압을 땡겨와서 전류를 늘리고 싶지만 이윤에 굶주린 우리는 한전에서 그 많은 전력을 끌어올 수 없습니다. 고민 끝에 방전 시간(dt)을 극한까지 줄이고 순간 방전전류(di)를 늘리는 슈우퍼 캐패시터를 병렬연결하여 해결하기로 합니다. 누가 마이크로패럿 단위에서 놉니까?? 여기선 양의 정수 패럿 단위로 갑니다. 우측의 냉장고에서 굵은 전선 두 개를 좌측의 착자 요크에 연결합니다.
착자 요크는 별거 아닙니다. 그냥 전자석이죠. 노란색 자석 마크 보이시죠? 인공심장 착용자는 다가오지 말라는 마크입니다. 사용하는 자석 형태에 따라 만드는 주문 제작품입니다. 비 착자 된 자석을 전자석 코일에 최대한 근접시켜서 충전된 냉장고의 버튼을 누르면 땅! 하고 착자 됩니다. 그럼 히스 곡선에서 1 사분면의 원점에서 화살표 점선을 따라, 올라갔다가 고유특성인 BHmax아래 최대 B축의 절편에 안착됩니다. 아무리 강한 H를 때려도 남게 되는 B는 자석 최대치를 넘지 못합니다. 그래서 1 사분면을 착자 곡선이라고 합니다. 또 자성을 사용/해석하는데 쓰는 곡선은 대부분 2 사분면이더군요.
아 참. 그래서 저기 착자기에 주사기를 넣고 착자를 땅! 때려서 그걸 주사하면 됩니다. 주사하고 난 다음엔 아무래도 손실이 많습니다. 요크를 만드는 이유가 최대한 자성체와 근접해서 자계를 인가하려는 목적이기도 하고요. 아무튼 이렇게 까지 해야 기껏 스테인리스 열쇠 하나 붙일 수 있습니다. 짜잔....
산업용이니 이렇게 복잡하고 비싸고 고에너지가 필요하다고요? 음.. 대량생산은 가장 효율적이고 저렴한 산업공학의 정점이거늘. 다른 방법을 찾아보죠.
이거 기억나십니까?
초등교육의 전자석과 영구자석 만들기입니다. 생각해보면 그때 전자기학의 웬만한 부분은 다 배웠던 거 같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철은 아주 약한 자성을 띠고 있습니다. 우리는 쿨하게 못을 퀴리 온도까지 높여서 탈자를 시키고, 식힌 다음 에나멜선을 감았습니다. 이렇게 만든 전자석은, 제 길이 절반도 안 되는 못하나 간신히 붙일 수 있습니다.
예? 대못을 네오듐으로 바꾸고 배터리를 리튬으로 바꾸자고요?
네오듐까지는 그렇다 치지만, 배터리는 어렵습니다. 이론상 배터리와 캐패시터는 비슷한데, 방전율이 다릅니다. 배터리 방전율을 C=10Ah/1h로 표현하는데 고방전율의 리튬전지가 10C입니다. 1Ah용량의 리튬 배터리는 10A를 6분간 방출하고 끝납니다. 실은 고방전일수록 더 짧죠. 캐패시터는? 그냥 계산하는 데로 입니다. 이런 건 생각도 안 해봐서 C방전률로 표현하지도 않습니다. 능력 있는 네오듐이 대못 전자석만도 못한 자성을 지닐 뿐입니다.
남은 하나의 방법은... 금기입니다. 해보지 않았어요. 그게 뭐였냐면 "나침반 만들기"입니다.
방법만 기억납니다. 핀을 달궈서 탈자시키고 식힌 다음 막대자석으로 핀을 한 방향으로 문지릅니다. 계속...계속..
이게 자성물질을 옮기는 게 아니라, 강자성체의 자석 모멘트를 한 방향으로 정렬하는 거였습니다. 일단, 계속 문지릅니다.
그렇게 해서 스티로폼에 꽂은 후 접시물에 띄우면 남북을 가리키는 정도의 자성을 지닌 핀 자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마 시험을 하지 않았던 이유가 허탈해서 접시물에 코 박고 죽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서였나 싶습니다.
이렇게까지 백신을 맞아도 자석이 되지 않는다고 열심히 설명하고, 글을 올리려고 했습니다.
아아... 블루투스로 옮겨갔습니다.
교회에서는 요한계시록 666이라고도 하고요. 이건 바코드 나올 때도 그러더니.
블루투스 쓸 때쯤엔 5G, 와이파이, 뭘로 옮기든 옮겨질 겁니다. 논리적인 설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교회의 창조론자들은 진화론자들이 내놓는 모든 증거에 항상 미싱 링크를 지적하고 그것이 없으니 자기가 맞다고 합니다. 네이버에 전자파 차단기 쳐보시면 와이파이 공유기 안테나에 씌우는 캡 같은 거 팔고 있습니다.(이건 성능이 확실해도 걱정입니다) 이거 왜 이럴까요??
2000년대 시대를 풍미했던 시트콤 "프렌즈"입니다.
미국 호황기 클린턴 대통령 때 굉장히 낙관적인 코미디 시트콤이었죠. 좌측의 로스는 고생물학자로 엘리트이자 "Geek". 공부만 하던 인물이죠. 아무튼 코믹한 상황을 그려내기 위해 위와 같은 상황이 종종 일어납니다. 그냥 흘려듣고 넘길 수 있는 간단한 대화에도 고생물학 교수로서 로스는 진화론을 안믿는다는 피비를 그냥 넘길수 없죠. 피비뿐 아니라 등장인물 대부분이 '뭐 그냥 웃고 넘길수 있잖아?'로 흘러가면 소심하고 지식에 집착하는 'Geek'의 모습에 피비나 다른 등장인물이 지적하는 것으로 웃음을 만듭니다.
요새는 '안물안궁','설명충'이라고도 하죠?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반지성주의가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저는 이를 매도할 생각은 아닙니다. 제가 문제시하고 싶은 건 행동하는 반지성주의자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특히 방역과 의료분야에 있다면 이들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현대의학에 몸담고도 현대의학을 불신하며 의료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간단히 여호와의 증인은 수혈을 거부하는 교리를 가지는데, 혹여 이들이 인턴이나 의사가 된다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수혈 치료도 하지 않거든요. 교통사고 등의 외상으로 다량 출혈을 해도 연신 식염수만 주사하다 퇴교시켰다는 글을 가끔 봅니다. 수혈이라는 다수가 공감하는 의료행위를 기대하였지만 저런 사람이 걸렸다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는 척하는 게 싫고,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싫어서 지성을 터부시 해놓고는 오히려 아무렇게나 끼워 맞춘 거짓을 아는 척하고, 남이 모른다는 사실을 까발리는 반지성주의는 위험합니다. 알기 위해 드는 노력은 하기 싫으니,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나올 때까지 화제를 돌릴 겁니다. 블루투스로, 생물학, 종교로...
격렬하게 싫어하는 척하는 것일수록 가장 원하는 것이었나 봅니다. 근데 그게 올바른 지식, 다수의 공인된 학회나 검증된 전문가의 지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말란말이냐의 극단주의로 치닫지 말길 바랍니다. 아는척하는게 터부시되고 무식한 편린을 파시즘으로 내세우다가 들통나면 아님말고 또는 화제를 돌리는 보는, 사람이 창피한 도피를 하지 말라는 말이죠. 적어도 지식인들은 자신이 잘못된 걸 안다면 올바른걸 배워서 배신할줄 아는 미덕은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이경규 옹의 말씀으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